화요일, 5월 24

송지영 안나운서 자살 자신의홈피글


아나운서 송지선(30)이 23일 오후 아파트 19층에서 투신, 세상을 등졌다. 그는 숨지기 전까지 트위터와 싸이글 등을 통해 그의 심정을 비교적 소상하게 남겼다. 때로는 비통해하고, 때로는 부끄러워하고, 때로는 침통해했다. 네티즌들은 이 글에 등장한 인물과 송씨를 두고 논란을 벌이기도 했다.
◇5월7일 새벽
송씨가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트위터에 남겨 네티즌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은 날이다.
"저를 데려가 주실 수 없다면 힘을 주세요.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수면제 3알째…하느님 저 좀 도와주세요. 뛰어내리려니 너무 무섭고 목을 메니 너무 아파요. 제발. 비오는 창 밖을 향해 작별인사 다 했어요. 이제 그만 편안해지게 해주세요. 제발."
◇7일 새벽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야구선수 임태훈과의 관계를 적은 글이 올랐다. 스킨십 장면이 적나라하게 표현돼 네티즌 사이에 논란이 일었다.
"2008년 가을, 태훈이는 제게 다가왔지만 나이 차도 컸고 운동 선수와 엮이는 게 ‘잘못된 일’로 몰리던 당시 분위기에 덜컥 겁이 나기도 해 애써 거절했습니다. 태훈이도 잘 넘어간 듯 싶었죠. 하지만 둘이 있게 되면 또다시 키스하려들고 사귀자 조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제가 그렇게 좋으면 한 달 만나보겠냐고 물었더니, 그때는 ‘누나를 오래 보려면 남녀관계로 발전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더군요. (중략) 그러고서 어떻게 됐냐고요. 연락이 없더군요. 제가 연락하면 못내 전화를 받긴 했지만 그 일(스킨십)에 대해서는 입에 담고 싶어 하지 않았어요. 저한테 미안할 짓 했다면 사과하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자신은 미안할 짓 한 적 없다며 누나까지 자신을 쓰레기 취급하냐며 시간을 달라더군요."
◇7일 낮
그녀는 싸이월드의 글을 먼저 삭제하고 자살 소동 등과 관련, 사과와 해명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오늘 새벽 소란 일으켜 죄송합니다. 싸이 글은 제가 올린 글이 아니에요. 친구들의 전화로 바로 그 글을 지웠지만 충격이긴 했어요. 다른 힘든 일까지 겹쳐 죽을 마음을 먹었던 건 제 잘못입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태훈이와 저는 워낙 친한 누나 동생이에요. 가까이 살다보니 더 친해졌고요. 하지만 싸이글은 사실이 아니니 태훈이를 비난하진 말아주세요. 일이 잘 해결돼 저나 태훈이나 여러분 앞에 다시 설 날이 빨리 왔음 좋겠습니다."
◇8일
송씨의 전 남자친구인 가수 디테오가 그녀를 겨냥한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송씨는 두 사람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내용을 공개하며 응수했다.
디테오, "야구 팬으로써, 전 남친으로써 안타까운 일이다. 너무 여전하고 불쌍하다. 정신차려라."
송씨, "난 남자복이 없나보다. 뻔히 여자친구 있는 애가 새벽에 보고 싶다 카톡. 그래놓고 이번 사건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트윗이라니. 네 여친에게나 잘하길··· 전화는 받지도 않더군."
"사실은 걱정이 많이 되는 밤. 하지만 내가 이렇게 많은 관심(그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닐지라도)을 받고 있는 사람이란 것 실감··· 그리고 난 결국은 다 꺼내놓을 수 없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는 것. 나 혼자가 아니기에··· 손 놓아야?"
◇19일
송씨는 출연중이던 프로그램의 하차를 통지받았다. 트위터에 심정을 토로했다.
"나는 정말 어릴 때부터 야구가 그렇게 좋았고 마이크 들고 말하는게 좋았어. 그런 나에게 이 직업은 완벽했어. 그런데 왜 행복할 수 없었을까. 다 내 잘못이야 내 잘못. 누군가를 사랑한 것조차."
◇21일
트위터에 마지막 글을 올렸다.
"인터넷을 전혀 하지 않고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글이 이렇게···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컴맹인지 계정삭제가 잘 안 돼서 일단 사과 멘션부터 올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데 싸이월드는 정말 아니에요. 조만간 다 밝히겠습니다."
현재 그녀의 트위터에는 21일 올린 글이 마지막이다. 트위터 자기소개란에는 당초 직업과 직장 등을 기입했던 것과 달리 '다 놓아버리기…'라는 의미심장한 글이 남아있다.



(조선일보)